mano, the bewitched
* 도쿄에서의 7일 간의 일정이 어느덧 끝나간다. 라고는 해도 아직 오사카에서의 3일 간의 일정이 남아있긴 하지만. 아직 더 보고 싶은 것이 남아있는데 떠난다니 서운한 마음 반, 빨리 일정을 마치고 그리운 내 방에서 푹 쉬고 싶은 마음 반. * 첫 3일은 이번 일본 방문의 주목적이었던 친구의 결혼식 덕에(비행기값은 이미 냈으니 대신 호텔비라도 보태게 해달라면서) 좋은 호텔에서 묵었고, 나머지 4일 간은 에어비앤비에서 찾은 게스트하우스에서 보내기로 하여 오늘이 마지막 밤. 다양한 언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젊은 매니저들은 친절하게 많은 것을 도와주었고, 리빙룸에서 투숙객들이 함께 보내는 시간도 제법 안온해서 벌써 정들었나 싶기도. 한 명은 기타로 근사한 곡조를 즉석에서 만들어 연주하고 있고(알고보니 프로 ..
* 나는 오늘 퇴사한다. 자발적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고, 계약이 만료되었기 때문에 전임자에게 다시 바통을 넘기고 떠나는 것. 얼마 안 남았다고 며칠 전부터 손 꼽아 기다렸기 때문에 신나고 좋기도 하지만, 막상 닥치고 보니 왠지 시원섭섭한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 버릴 것은 버리고 챙길 것은 챙기고, 쓰레기통도 비우고 뒷정리도 하고 남은 업무를 해결하며 짐을 꾸리고 있으려니, 기분이 참 이상하다. 퇴사가 처음도 아니고 상당히 많은 직장을 전전해오며 이젠 익숙해졌겠거니 했는데, 그게 아니었나보다. * 물론 책도 좋아하지만, 사실은 '책이 있는 공간'을 열렬하게 사랑하는 쪽에 가깝다. 책을 좋아하는 마음과 책이 있는 공간을 동경하는 마음으로 전공을 공부했고, 전공을 살리지 못하는 기간을 꽤 길게 겪었다가 드..
필진으로 합류하기 시작한 2월 하순부터, 3월 하순까지 약 한 달 분량의 1st Listen 단평을 모아보았습니다. 의미가 있는 일인지는 잘 모르겠지만아마 없을 것 같군요, 아카이빙 목적을 겸해서 앞으로도 한 달씩 묶어서 올려볼까 합니다. 사실 블로그 업데이트 하고는 싶은데 글 올릴 게 없어서 이러는 거 맞아요.... TMI로 결산을 내보자면, 2월 : 8팀3월 : 32팀 (....) 이렇게 리뷰를 했습니다. 이 시기에 유독 발매작이 많았는데, 제 리뷰도 만만찮게 많군요.... 다신 돌아오지 않을 이 생산력 흑흑.... 갔어 오지않아 Pick! : 2팀 (갓세븐, 몬스타엑스)Discovery! : 6팀 (류세라, 정일훈, 혜이니, 김보형, 부석순, 이달의소녀 올리비아혜)Pick! & Discovery! ..
결혼 말고 다른 선택을 한 서른 이후 여자 이야기가 나는 늘 궁금하다. 특별할 게 없다는 것 안다. 특별하지 않으니까 더 많이 들렸으면 좋겠다. 결혼 아닌 다른 것을 선택한 평범한 여자의 평범한 이야기를 더 많이 원한다.— maimie (@eimiame) 2018년 5월 5일 * 그러고보니 그랬다. 나 스스로가 30대의 비혼 여성이면서, 결혼 이외의 삶을 선택한 '평범한' 여성의 삶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는 생각이 저 트윗을 보고서야 비로소 들었다. 일단 내 주변의 30대들은 대부분이 결혼을 했거나 적어도 연애 중이므로. 망설이다가, '이렇게 사는 사람도 있답니다'라는 의미로 짧은 트윗을 남겼다. 삶에 있어서 너무 늦은 것은 없답니다, 서른이 넘어서야 적성과 천직을 찾은 저 같은 사람도 있는 걸요. * ..
* 수요일을 좋아한다, 고 하면 그건 상당히 어폐가 있는 말이라는 생각이 든다. 수요일을 격하게 좋아하거나, 반기지는 않는다. 그 다음날이 목요일이고, 그러고나면 기다리던 금요일이라는 점에서는 반갑지만, 그렇다고 굳이 선호할 이유는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정기적으로 출퇴근 생활을 하는 이가 평일을 좋아하기란 쉽지 않다. 좋아하지 않을 이유도 없지만, 아무튼. * 나는 수요일에 태어났다. 초여름이었고, 월드컵 경기가 있던 날이었으며, 내가 세상에 나올 즈음 한국이 골을 넣었다고 한다. TMI지만 상대팀은 이탈리아였고, 허정무 전 국가대표가 골을 넣었으며, 조광래 선수가 자책골을 넣는 바람에 3-2로 패배했다고 위키피디아가 알려줬다. 정작 그렇게 태어난 나는 축구를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는다. 내가 광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