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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말 #4.

마노mano 2016. 7. 17. 04:15


* 요 며칠 써야지 했던 글감이 몇 가지가 있었던거 같은데, 진득하게 앉아서 쓸 여유가 없어 잊고 지내는 동안 그만 싹 까먹고 말았다. 아아 진짜 뭐였지. 안절부절.


* 말만 계속 해오던 '안무분석노동'이라는 기획을 얼떨결에 하게 될거 같은데, 구상을 하다 보니 분석노동이 아니라 '발레와 케이팝 댄스의 병렬식'이 될거 같고, 근데 나 완전히 발레알못이고......이렇게 또 흙오이 될거 같고......


* 분석노동도 불사하고픈 안무가 몇 가지 있는데, 걸그룹 중에서는 오마이걸의 'CLOSER'를, 보이밴드 중에서는 세븐틴의 '예쁘다'를 분석해보고 싶다는 얘기를 했고, 모 매체 편집장님 포함 필진 몇 분이 관심을 보이시는 바람에, 또 마침 완벽한 잉여가 된지라 드르렁을 시전하기도 뭐해서 하게 된 그런 분위기이고, 문제는 직캠을 몇 가지 보긴 봤는데 할 말이 많은데 정리가 잘 안 돼 도와줘 에쓰오에쓰! 이 상태.


* 클로저는 안무만 놓고 보면 발레극 '지젤'이 떠오른다는 생각은 했다. 차갑고 뿌연 느낌의 악곡도 그렇고, 손동작과 골반을 강조하면서도 하반신의 움직임은 극단적으로 절제하는 안무도 그렇고, 앉아서 고개를 숙인채 시작했다가 똑같은 동작으로 끝나는 (심지어 뮤비에서는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풍으로 사라진다) 것도 그렇고, 생전 춤을 좋아하던 처녀가 죽어서 유령으로 화했다는 빌리(Wili)가 연상되는 지점이 분명 있다. 있는데, 이거 진짜로 쓰려면 일단 지젤을 봐야 하는데 나 진짜 발레알못이고 살려주세요


* 트위터에서 소문이 파다하던, 크리스피크림 오리지널 글레이즈드를 와플 메이커에 구워서 아이스크림을 올려 먹는 레시피를 3일 내내 해먹고 있다. 와플 메이커가 없다고 생각해서 아쉬운대로 브런치 메이커에 구웠을 때도 맛있었는데, 오늘 드디어 구석에 잠들어있던 와플 메이커를 꺼내서, 예열한 판에 버터를 잘 둘러서 도넛을 올리고 꾸욱 눌러서 3분간 구워줬더니, 맛있음이 정확히 60273910481693491배 증가했고 브런치 메이커로 구워도 맛있다던 과거의 나의 발언을 일억번 취소했다. 우선은 탄수화물과 설탕의 조합은 엔간해서는 맛이 없을 수가 없는 조합이긴 한데, 그것을 고온 상태에서 압착한데다 코팅된 설탕이 한 번 녹은 뒤 고온에 의해 살짝 그을려져 고소한 맛이 더해지고, 거기에 버터의 풍미와 약간의 염분이 더해져서 아주 미세하지만 단짠 효과까지......생각해보니 저 레시피가 맛이 없으면 그거야말로 신기한 일이긴 한데, 저것을 생각해낸 사람은 대체 어떤 천재인가 싶고 그렇다. 오늘은 가장 가까운 크리스피 크림까지 가기 귀찮아서 동네 던킨에서 글레이즈드 사온 것으로 해봤는데, 내일은 아무리 귀찮아도 크리스피 크림을 가서 오리지널 글레이즈드를 겟해올 것.


* 주말 내내 비가 오는데, 그간 밀렸던 ASMR 영상을 보는게 소소한 낙. 역시 가장 잠이 잘 오는 것은 Dana 님이나 '서유리 ASMR'로 알려진 '아주 사소한 동화' 시리즈이긴 한데, 그거와는 별개로 요즘 마음에 드는 영상은 Kluna Tik 이라는 유저의 잇팅 사운드 시리즈. 실제로는 먹을 수 없는 사물들로 만찬을 차려서 혼밥을 한다는 컨셉으로 찍은 ASMR 영상 시리즈가 인기를 얻고 있는 모양인데, 프라이팬 위에서 몽당 연필과 연필 깎은 가루들이 지글지글 끓고 있다거나, 물감을 짜서 거기에 찍어 먹는다거나 하는 발상이 신선하고 재미있다. 사실 영상은 길어야 2분 남짓이라 수면 유도로는 썩 적합하지 않은데, 스피디하게 휙휙 지나가는 데다가 하나 하나가 훌륭한 트리거 사운드라 무릎을 치며 보게 된다. 눈에 띄는 영상 몇 가지 보고, 최애 영상인 Dana 님의 이어 클리닝 영상을 봐주면 어느새 꿈나라. 전두엽이 간질간질 하는 느낌에 잠을 청하는 시간은 행복하기 그지 없다.


* 말도 많고 탈도 많던 (그리고보니 이 말을 안 써본 적이 없네) <쇼미더머니5>가 끝났고, 이번 쇼미가 잘 한 것은 딱 하나 "앞으로 쇼미더머니는 없다"고 종영 선언을 한 것 뿐이다. 진정한 백해일익. 잘 가요 이제 만나지 말자


* 이성화씨 매주 보게 해주신 것은 감사하다 그러니 백해이익이라고 해두자. 나 이성화씨 얼빠. 그래서 제 최애 레이블이 AOMG구요......얼빠가 나니가 와루이 뭐왜뭐


* 나는 진성 슴빠지만, 요즘 SM STATION이라는 프로덕션이 대체 뭐 하고 싶은지 정말 모르겠다. '썸타'랑 '나르시스' 즈음부터 꾸준히 느낀 의문인데, 왜 이 장르의 음악이어야 하고 이 프로듀서에 이 아티스트를 기용해야 하고, 이런 '당위'를 전혀 설명하고 있지 못 하다고 느낀 것. 언제였나 발매 직후에 '프로덕션 자체가 축축 처진다'는 언급을 했던 기억도 있고. 뭔가 댄스도 하고 발라드도 하고 아티스트가 자작곡을 발표하기도 하고 요즘 유행하는 EDM도 하고 (EDM은 장르가 아니긴 하지만) 뜬금없이 메탈이나 클래식도 하고 올림픽 응원송도 하고 뭔가 많이 하긴 하는데, 그래서 뭐가 하고 싶은건데? 라는 질문에는 끝끝내 답하고 있지 못 하는 인상. 언제까지 이 프로덕션을 지속할 건지가 좀 궁금한데, 이 프로덕션이 끝나갈 즈음에는 이 의문에 충분한 답이 내려질지. 시작한지 반 년이 넘도록 아직 아무것도 모르겠다는건 또 그것대로 문제가 아닌가 싶지만.


* 그것과는 별개로 최근 솔로 활동이 빈번해지면서 소속사 자체 레퍼토리는 어느 때보다 풍성하다는 인상인데, 왜 이럴때 슴콘 서울 투어 안 해요......나 이럴줄 모르고 도쿄콘 일부러 응모 안 했단 말야......적어도 기회는 줘야지 이 사람들아(광광)


* 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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